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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해보고 싶었는데 정말 운이 좋았죠. 기회도 잘 잡았구요."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 선두기업 경봉의 양남문(52세) 대표는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럭키금성(현 LG)에 그룹공채로 입사한 양 대표는 계열사인 LG산전(현 LS산전) 신사업부 ITS팀으로 배치 받아 4년 만에 초고속 승진, 팀장이 됐다.

"대기업 근무 당시 거의 매일같이 코피 터져가며 일을 했습니다.밤 12시전에 퇴근해 본일이 없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남들보다 승진은 빨랐지만 대기업만의 조직문화와 체계가 답답하게 느껴져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혼자 해보고 싶었지요. 나가서 ITS사업을 시작하면 진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대기업 8년차에 미련 없이 회사를 벗어난 그는 1996년 ITS기업 경봉기술을 설립했다. 회사는 첫 해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10년엔 매출 500억원, 영업이익 59억원, 당기순이익 46억원을 달성, 짧은 기간에 10배 가량 성장했다. 맨손 창업자들 누구나 한번쯤 겪는다는 부침(浮沈)도 전혀 없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퇴직 결정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그의 술회. LG산전이 2000년에 ITS사업부를 정리하면서 부서는 공중분해됐다. 남아 있었다면 타부서로 발령 받았거나 쫓겨났을 수도 있다.

사업은 승승장구했지만 중소기업 대표가 되고 나서는 대기업들의 횡포에 치를 떨어야 했다. 본인도 대기업 출신이었지만 철저히 하청구조로 이뤄진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뒤늦게 깨달은 것.

 

"시스템통합(SI) 대기업들이 네임밸류를 이용해 계약을 따내고 중소기업에게 하청을 주면서 인건비 등 각종 경비로 전체 수주금액의 15%~20%를 챙겨갑니다. 실속은 다 챙기고 문제가 발생기면 리스크를 하청 업체에 떠넘기고 책임지지 않는 구조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SI 대기업들이 기술력 없이 단순 중계영업으로만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

그는 "현재 경봉의 ITS연구소에는 40여명의 연구인력이 근무하고 있지만 삼성SDS, LG CNS, SK C&C 등 업계 상위사들은 자체 ITS 관련 연구소 조차 없다"면서 "말이 안된다. 대기업들이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봉은 대기업과의 관계를 끊고 관급 수주로 눈을 돌렸다. 대기업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년 수주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관급 수주는 2010년도 218억원, 2011년은 17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수주 예상액은 216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4월 결정된 52억원 규모 구리시 광역교통정보 기반확충사업(UTIS)에서는 경봉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 SK C&C-제이티 컨소시엄과 KT, 삼성 SDS-비츠로시스 컨소시엄을 누르고 수주에 성공했다.

또 같은해 9월에 실시된 38억원 규모 울산광역시 지능형 교통체계 보강 및 확장사업에는 삼성SDS와 KT-제이티 컨소시엄을 누르고 경봉이 단독으로 수주에 성공했다.

양 대표는 "대기업과의 관계를 끊고 경쟁 상대가 됐을땐 계속해서 입찰에 떨어지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원칙과 기술력을 앞세워 도전하면서 관급 수주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DVD를 쉽게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는 DVD 렌탈 키오스크(Rental Kiosk) 사업은 해외에서 성과가 예상된다.

양 대표는 "중국의 최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손을 잡고 DVD 렌탈 기기 `망고`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경쟁사 대비 제조단가가 낮고 안정적이라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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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봉은 ATM기기 옆에 DVD 렌탈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중국 전역에 `망고`를 보급할 계획이다.

지난 2006년 경봉기술(현 대아티아이)로부터 인적분할된 경봉은 도로.대중교통의 정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ITS전문업체다.

ITS란 전자, 정보, 통신, 제어 등의 기술을 접목시켜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를 제공, 교통체계의 원활한 운영.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다. 도심 곳곳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에 설치돼 있는 실시간 버스 안내판을 생각하면 쉽다.

경봉은 지난 2011년 7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최대주주는 양남문 대표 외 5인으로 49.35%(5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He is = 1961년 경상북도 경산 출생, 경북대 전자공학과 졸업, 아주대 ITS대학원 석사, LG산전 ITS팀장, 전 경봉기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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